제조 현장의 흐름, 여섯 단계
회사마다 부르는 이름은 다르지만 흐름은 같습니다. 생산관리 시스템이 하는 일은 이 여섯 단계를 수주번호 하나로 묶어 두는 것입니다.
1. 수주
거래처 주문을 받아 품목·수량·납기를 확정합니다. 이후 모든 자료의 출발점이라, 여기서 번호가 붙지 않으면 뒤 단계가 이어지지 않습니다.
2. 자재
주문을 만들려면 무엇이 얼마나 필요한지 계산합니다. 자재소요를 뽑고, 부족한 만큼 발주하고, 들어오면 입고를 잡습니다.
3. 작업지시
어느 라인, 어느 작업자가, 언제까지, 몇 개를 만들지 지시서를 냅니다. 수주 하나가 여러 지시로 나뉘기도 하고, 여러 수주가 한 지시로 묶이기도 합니다.
4. 공정 실적
실제로 몇 개를 만들었고, 불량은 몇 개이고, 어디서 멈췄는지 기록합니다. 지시 대비 진행률이 여기서 나옵니다.
5. 검사
출하 전에 품질을 판정합니다. 합격·불합격·재작업을 구분하고, 불합격은 어느 유형인지 남깁니다.
6. 출하
납기에 맞춰 거래처로 보냅니다. 거래명세서가 나오고, 수주 대비 출하 잔량이 줄고, 매출 자료가 쌓입니다.
엑셀에서 끊기는 지점 세 곳
엑셀로도 각 단계는 관리가 됩니다. 문제는 단계와 단계 사이입니다. 파일이 사람을 건너갈 때 자료가 끊깁니다.
수주와 작업지시 사이
영업이 받은 주문을 생산이 자기 파일에 다시 옮겨 적습니다. 수량이나 납기가 바뀌면 영업 파일만 고쳐지고 생산은 옛 수량으로 만듭니다. "주문 바뀐 걸 몰랐다"는 말이 여기서 나옵니다.
작업지시와 공정 실적 사이
현장은 종이 작업일보에 쓰고, 사무실이 저녁이나 다음 날 아침에 엑셀로 옮깁니다. 실적이 하루 늦게 보이니 오늘 판단을 어제 숫자로 합니다. 옮기다 빠지는 줄도 생깁니다.
실적과 출하·자재 사이
몇 개 만들었는지가 재고에 바로 반영되지 않아 출하 가능 수량을 전화로 확인합니다. 자재는 얼마나 썼는지 남지 않아 품목별 원가를 계산할 근거가 없습니다.
세 곳 모두 원인은 같습니다. 단계마다 파일이 따로이고, 파일 사이를 사람이 손으로 잇기 때문입니다. 생산관리 프로그램의 역할은 이 이음새를 없애는 것이지, 엑셀 화면을 예쁘게 바꾸는 것이 아닙니다.
단계별 최소 기능표
각 단계에서 화면이 무엇이고, 누가 입력하고, 무슨 자료가 나오는지입니다. 이보다 많이 만들 수는 있지만, 이보다 적으면 단계가 이어지지 않습니다.
| 단계 | 화면 | 입력하는 사람 | 나오는 자료 |
|---|---|---|---|
| 수주 | 수주 등록, 수주 현황 | 영업 담당 | 수주 목록, 납기별 미출하 현황 |
| 자재 | 품목·BOM 등록, 자재소요 계산, 발주·입고 | 구매·자재 담당 | 부족 자재 목록, 발주서, 입고 내역, 자재 재고 |
| 작업지시 | 작업지시 발행, 지시 현황 | 생산관리 담당 | 라인별·일자별 지시서, 미완료 지시 목록 |
| 공정 실적 | 실적 등록(생산량·불량·작업자) | 현장 반장 또는 작업자 | 일일 생산 실적, 지시 대비 진행률, 불량 집계 |
| 검사 | 검사 등록(합격·불합격·재작업) | 품질 담당 | 검사 성적 목록, 불량 유형 집계 |
| 출하 | 출하 등록, 거래명세서 발행 | 출하·영업 담당 | 거래명세서, 수주 대비 출하 잔량, 매출 집계 |
"입력하는 사람" 열을 먼저 채워 보시길 권합니다. 이 칸이 비는 단계는 시스템에 넣어도 자료가 쌓이지 않습니다. 특히 공정 실적은 현장에서 직접 넣는 사람이 정해져야 하고, 그 사람이 넣을 수 있는 만큼만 항목을 두어야 합니다.
규모별 접근, 어디까지 만들면 되나
여섯 단계를 한 번에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세 단계로 나누고, 회사 상황에 맞는 곳까지만 먼저 갑니다. 각 단계는 앞 단계 위에 얹는 구조라 나중에 이어 붙일 수 있습니다.
| 구분 | 대상 회사 | 갖춰지는 것 | 기간 감 | 앞 단계와 이어지는 방식 |
|---|---|---|---|---|
| 1단계 수주·출하 관리 | 주문이 잦고 납기 관리가 급한 회사. 현장 인원이 적고 공정이 단순해 작업지시가 말로 전달되는 회사 | 수주 등록, 납기별 미출하 현황, 출하 등록과 거래명세서, 거래처별 매출 집계 | 대략 4~8주 범위 | 출발점입니다. 여기서 붙는 수주번호와 품목 코드가 이후 모든 자료의 열쇠가 됩니다. |
| 2단계 작업지시·공정 실적 | 라인이 둘 이상이거나 교대 근무가 있어, 지시 대비 진행률과 불량을 매일 봐야 하는 회사 | 작업지시 발행, 현장 실적 등록, 지시 대비 진행률, 불량 집계, 검사 판정, 일일 생산 현황 | 대략 6~12주 범위 (1단계 위에 얹는 기준) | 수주번호로 작업지시를 발행하고, 실적이 들어오면 그 수주의 진행률과 출하 가능 수량으로 바로 연결됩니다. |
| 3단계 자재·원가 | 자재 종류가 많고, 자재비 차이가 이익을 좌우하는 회사. 품목별 실제 원가를 알아야 견적을 낼 수 있는 회사 | BOM 등록, 자재소요 계산, 발주·입고, 자재 재고, 품목별 실제 원가 | 대략 8~16주 범위 (BOM 정리 상태에 따라 차이가 큼) | 작업지시에 BOM을 붙여 자재를 자동으로 차감하고, 실적 수량과 자재 사용량이 품목별 원가로 합산됩니다. |
기간은 개발 시간보다 자료 정리 시간이 좌우합니다. 특히 3단계는 BOM이 엑셀에 얼마나 정확히 있는지에 따라 같은 기능이라도 기간이 배로 달라집니다. 어느 단계까지 갈지 고민되시면, 지금 가장 자주 나는 사고가 납기 누락인지, 진행률 불명인지, 원가 불명인지로 정하시면 됩니다.
도입 순서, 네 가지
1. 품목 코드와 거래처 코드부터 정리
엑셀에 같은 품목이 다른 이름으로 세 번 있으면 어떤 시스템도 잇지 못합니다. 코드 체계를 먼저 정하고, 기존 자료를 그 코드로 맞추는 작업이 개발보다 먼저입니다.
2. 수주번호를 기준으로 삼기
작업지시서에도, 실적에도, 거래명세서에도 수주번호가 붙어 다니게 합니다. 이 하나가 지켜지면 나중에 어느 단계를 붙여도 자료가 이어집니다.
3. 현장 입력은 가장 단순하게
반장이 하루 두세 번, 작업지시를 고르고 수량 하나를 넣는 수준으로 시작합니다. 처음부터 작업자·설비·시간까지 받으면 입력이 끊기고, 입력이 끊기면 자료가 끊깁니다.
4. 한 달 병행 후 엑셀을 내리기
첫 달은 엑셀과 시스템을 같이 씁니다. 월말 수주·출하·재고 숫자가 맞는 것을 확인한 뒤 엑셀을 내립니다. 맞지 않으면 원인은 대개 코드 정리 누락입니다.
패키지 생산관리와 맞춤 개발, 어디서 갈리나
기능 목록으로는 갈리지 않습니다. 우리 공정이 패키지가 가정하는 기본 흐름과 얼마나 맞는지로 갈립니다.
패키지가 맞는 경우
조립·단순 가공처럼 흐름이 정형화된 공정이고, 회사 규칙을 패키지 쪽에 맞출 수 있는 경우입니다. 수주·출하 중심의 1단계라면 패키지로 시작해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빨리 켜고 써 보는 것이 장점입니다.
맞춤 개발이 맞는 경우
공정 순서가 품목마다 다르거나, 외주 가공을 나갔다 들어오는 왕복이 잦거나, 기존 장비·바코드·다른 프로그램과 이어야 하는 경우입니다. 패키지에 예외 처리를 계속 얹다 보면 결국 엑셀이 다시 생깁니다.
판단이 어려우시면, 지금 쓰시는 엑셀에서 "수식으로 안 되어서 손으로 고치는 칸"을 세어 보시면 됩니다. 그 칸이 우리 회사만의 규칙이고, 그 수가 많을수록 맞춤 쪽입니다.
생산관리 프로그램에 대해 자주 묻는 질문
생산관리 프로그램을 처음 도입할 때 최소로 갖춰야 할 기능은 무엇인가요?
수주 등록, 미출하 현황, 출하 등록과 거래명세서, 이 세 가지입니다. 수주번호 하나로 주문부터 출하까지 이어지기만 해도 납기 누락과 이중 입력이 크게 줄어듭니다. 작업지시와 공정 실적, 자재소요와 원가는 그다음 단계에서 같은 수주번호 위에 얹으면 됩니다.
수주관리 프로그램만 먼저 써도 되나요?
됩니다. 오히려 그렇게 시작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다만 품목 코드와 거래처 코드를 처음부터 정리해 두셔야 합니다. 나중에 작업지시와 실적을 붙일 때 같은 코드를 그대로 쓰기 때문입니다. 코드 없이 이름만으로 수주를 쌓아 두면 다음 단계에서 자료를 다시 정리해야 합니다.
현장 작업자가 컴퓨터를 잘 못 다루는데 공정 실적 입력이 가능한가요?
입력 항목을 줄이면 가능합니다. 작업지시를 고르고 수량과 불량 수만 넣는 정도로 화면을 만들면 태블릿이나 휴대폰으로도 됩니다. 바코드나 QR로 작업지시를 찍게 하면 고르는 단계도 없어집니다. 항목이 많은 실적 화면은 현장에서 입력이 끊기고, 입력이 끊기면 자료도 끊깁니다.
패키지 생산관리와 맞춤 개발은 어떻게 고르나요?
우리 공정이 패키지의 기본 흐름과 얼마나 맞는지로 갈립니다. 조립·가공처럼 흐름이 정형화된 공정이고 회사 규칙을 패키지에 맞출 수 있으면 패키지가 빠릅니다. 공정 순서가 품목마다 다르거나, 외주 왕복이 잦거나, 기존 장비나 프로그램과 이어야 하면 맞춤 개발 쪽이 결국 덜 돌아갑니다.
도입 기간은 얼마나 걸리나요?
1단계 수주·출하 관리는 보통 수 주 단위, 작업지시와 공정 실적까지는 그 위에 몇 주가 더 걸립니다. 자재와 원가는 BOM이 얼마나 정리되어 있는지에 따라 차이가 큽니다. 기간을 좌우하는 것은 개발보다 품목·거래처·BOM 자료의 정리 상태입니다.
진행 방식과 비용 기준은 ERP 개발·제작, 어떻게 진행되나와 ERP 구축 비용, 무엇으로 정해지나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우리 공장은 어디까지 갖추면 되는지 궁금하시다면
지금 쓰시는 수주 엑셀과 작업일보를 보여주시면, 끊기는 지점을 짚고 1단계부터 단계별로 범위를 정리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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